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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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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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다. 요즘 식비를 아끼겠다고 저녁을 라면으로만 때우고 다니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이렇게 먹고 다니니 밤만 되면 배고프다.
대학생 때도 습관처럼 밥을 안 먹고 다녔는데, 어느새 삼시세끼는 챙겨먹게 된 이후로 먹는 양이 예전보다는 조금 늘었다. 줄이는 건 쉽지 않더라. 한번 먹는 양이 쉽게 줄지는 않는구나.
배고프고 우울하다. 별 생각이 다 든다. 생각이 번진다. 남 탓을 한다. 내가 이렇게 배고픈데 밥 한 끼 사주는 사람이 없네. 되도 않는 신세한탄을 한다.
당연히 주변인들은 내가 배고픈지 어떤지 모른다. 모르기도 하고 관심이 없기도 하다. 중요한 건 내가 힘들다고 먼저 말하지 않으면 나 말고는 아무도 내가 힘든 걸 몰라준다는 것이다. 말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알아? 정말 세심한 사람이 아니면 알기 어렵다.
말도 안 해놓고 남들에게 선의를 바란다. 주변인들이 괜히 밉다. 그래서 나 혼자 선을 긋고 벽을 치고 심술을 부린다. 그렇게 할수록 사람들은 더 다가오기 힘들어질 뿐이다.
우울할 땐 생각이 이렇게 쉽게 번진다. 이런 거 이제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