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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 ThinkPad 트랙포인트 키보드2 리뷰

Date
2021/04/26
Tags
Miscellaneous
Created by
키보드 샀당!
Table of Contents

내가 찾는 키보드의 조건

회사 사무실에서 사용할 키보드를 찾고 있었다. 기존에는 Apple의 Magic Keyboard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휴대성은 몰라도 아무래도 코딩용으로 사용하기에는 키감이라던지 뭔가 부족한, 아쉬운 점이 많았다.
프로그래머로서 키보드만큼은 좋은 걸 쓰고 싶다는 욕망이 예전부터 있었고, 코딩으로 돈을 벌어먹게 되면서 욕망은 더욱더 커졌다. 그래서 키보드를 새로 사기로 결심했고, 내가 찾는 키보드의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적당한 정도의 키감
무접점, 기계식이면 사실상 더할 나위 없었고, 팬타그래프라도 키감만 괜찮다면 봐줄 의향이 있었다.
훌륭한 정도의 휴대성
가방에 같이 넣어 돌아다니면서 집이든, 자취방이든, 사무실이든, 카페든 어디에서든 코딩할 예정이었기에, 내가 찾는 키보드는 얇고 가벼워야 했다.
Backtick 유무
JavaScript(TypeScript) 개발자로서 Backtick(`) 키는 꼭 필요했다. 일부 미니 배열 키보드에는 Backtick 키가 ESC 키에 Fn 키로 딸려있는 경우가 많아서 배열이나 키보드 전면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너무 과하지 않은 가격대
심리적 마지노선은 30만원 정도로 잡았다.

후보들

그렇게 해서 여러 키보드들 중 후보들을 간추려 냈다.
해피해킹, 리얼포스
둘 다 고급 키보드의 양대산맥으로 평가받는 키보드이다. 해피해킹은 키감과 휴대성 면에서는 단연 제격이었지만, 생각보다 높은 가격(적어도 배송비 포함 45만원)과 해외구매만 가능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또한 예전부터 해피해킹 키보드를 꿈의 키보드로 동경해 왔지만, 정작 Control 키의 위치와 방향키 부재는 Vim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많이 불편할 것 같았다. 리얼포스는 Function 키 및 방향키까지 살아있는 친화적인 배열이 마음에 들었고 키감도 당연히 최고였지만, 휴대성 면에서 아웃이었다. 너무 크고, 두껍고, 무거웠고, 결정적으로 무선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키크론 시리즈
최근 굉장히 많이 보이는 키보드 라인업으로, 키감도 나름 좋고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는 점, 다양한 배열 및 다양한 스위치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도 K2를 하나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K2를 사용 중인 입장에서 휴대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두꺼운 면이 있었고, 여러 리뷰를 참고해도 키크론을 휴대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무겁다는 의견이 많았다.
Obins ANNE PRO2
추천받은 키보드이다. 저렴한 가격에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 무선 연결 가능, 게다가 기계식이라니. 기계식 미니 배열 키보드 중에서는 내가 봤던 제품들 중 단연 최고였다. Backtick 키만 살아 있었다면 이걸 샀을 것이다.
레노버 ThinkPad 트랙포인트 키보드2
내가 살펴봤던 키보드들 중에서 휴대성은 단연 압도적이었다. 기계식도, 무접점도 아니기에 압도적으로 얇고 가벼웠으며, 블루투스 연결까지 가능했다. 맥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게 조금 아쉬웠는데, 이는 Karabiner-Elements 등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팬터그래프라는 유일한 단점(걱정?)이 있었지만, 신뢰의 ThinkPad 아니겠는가? 키감은 믿고 갔다.
결국 후보들 중 레노버 ThinkPad 트랙포인트 키보드2를 선택했다. 정가는 139,000원, 구매 당시 가격은 쿠팡 기준 12만원 후반 선이었다.
2021-06-24 16:34 @드롭탑 홍대점
2021-06-25 15:07 @디터틀

장점

전통을 따르는 배열 + 빨콩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ThinkPad 7열 키보드까지는 아니더라도, ThinkPad 키보드 배열을 그대로 살렸다. 조금 큰 Esc와 Function 키, 그 옆으로 이어지는 Home, End, Insert, Delete. Backtick 키도 살아있고, Backspace 키도 안정적인 크기를 차지한다. 좌, 우 방향키 상단의 PgUp, PgDn 키까지, 이 정도면 블루투스 키보드 치고는 키 배열 측면에서 완벽에 가깝다. 특히 휴대성을 위해 애꿎은 Backspace나 Enter 크기를 희생하거나 기형적인 방향키 배열이 나오는 휴대용 블루투스 키보드들 중에서는 빛을 발하는 점이다.
LG전자 롤리키보드
Microsoft Arc Keyboard
이와 더불어 트랙포인트(소위 ‘빨콩’) 및 스페이스 바 하단에 위치한 물리 버튼의 존재는 이 키보드의 완성도를 한층 높인다. 빨콩을 잘 사용하는 사람들은 잘 쓰면 되고, 익숙하지 않더라도 안 쓰면 그만이다. 비록 ThinkPad가 6열 체제로 키보드 크기 및 두께를 줄이면서 새로 도입된 Low Profile 빨콩이지만, 일반 사용자에게 사용감의 차이는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겠다. 골수 ThinkPad 팬 정도만이 기존 7열 키보드에서의 빨콩과 조금 다르다는 점을 눈치채지 않을까.

타건감(키감)

팬터그래프이지만 전혀 팬터그래프같지 않은 깊고 쫀득한 키감을 가졌다. 기계식이나 무접점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겠지만, 이 정도 키감에 이 정도 휴대성이라면 기계식 부럽지 않다. 타이핑이 즐거운 키감이다.

연결 및 배터리

안드로이드/윈도우 연결 지원을 공식 지원한다. 요즘 나오는 블루투스 키보드나 로지텍 제품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Fn + 1, 2, 3 키로 페어링 장치를 바꿀 수 있는 멀티디바이스 페어링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애초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기능이었고, 맥북에서만 사용하려고 구매했기 때문에 그다지 불편함이나 아쉬움은 없었다. USB 수신기가 동봉되고, C타입 포트 쪽에 동글을 보관하여 휴대할 수 있는 공간이 내장되어 있다 (은근 중요한 포인트다).
배터리는 오래 사용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으나, 오래 갈 것으로 예상된다. 스펙에는 1회 충전에 2달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위에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충전 및 유션 연결 포트가 USB-C타입이다. 이것도 은근 중요한 포인트다.

기타

예쁘다. 그냥 둬도 꽤 예쁜 축에 속한다. ThinkPad 감성…
킥스탠드가 있다. 1단밖에 조절이 되지 않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생각했던 것보다 얇고, 가볍고, 컴팩트하다.

단점

아직까지 사용해 본 바로는 없다. 사용하는 데 있어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 우려되는 단점 몇 가지를 적어본다.
백라이트가 없다. 난 없어도 돼서 괜찮다.
macOS와의 연결을 공식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빨콩 마우스 입력이 안 먹는 것도 아니거니와, 키 매핑의 경우 상기했듯 Karabiner-Elements 등의 유틸리티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실제로 필자는 맥에 블루투스 연결로 잘 사용하고 있다.
키감에 호평을 남겼지만, 원조 ThinkPad 키보드의 키감과는 거리가 조금 있는 편이다. 어디까지나 휴대성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면 팬터그래프 치고는 잘 구현했다’ 정도이지, ThinkPad 특유의 키감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은 아니다.

총평

사실 ‘휴대용 무선 키보드’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로지텍 K380과 같은 명기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가격대도 이 글에서 설명한 제품보다 조금 낮은 편이고, 멀티 디바이스 페어링도 되고, 키감 및 휴대성도 검증된 편이다.
다만 모든 제품은 각기 다른 특장점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K380의 ‘비교적 투박하지 않은’ 디자인이 좋을 수도 있고, ThinkPad스러움이 좋을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일반형 AAA 건전지를 넣는 방식이 좋을 수도 있고, 충전 방식(+유선 연결 가능)이 좋을 수도 있다. 이 정도 가격대 내에서의 상세한 무게, 레이턴시 비교 등은 ‘마이크로벤치마킹’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결국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그 안에서는 본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고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10만원 초반대의, 휴대성에 중점을 둔 무선 키보드를 찾는다면 단연 이 제품을 추천하고 싶다.